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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신감이 있을 때는 두눈을 똑바로 뜨고,
겁먹거나 자신감이 없을 때는 눈을 아래로 깐다.
본능적인 일이다. 짐승도 비슷하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11년 만에 두자리 수 인상, 역대 최대액수 인상,
2001년 이후 최대 상승률 이라는 것도 큰 의미가 있지만, 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난 9년간 우리나라의 권력은 약자 대 더약자가 싸우는 구도를 부추겼다.
강자가 약자에게 행패부리는 걸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들려고 했다.
힘이 없으면 당해야 하는걸 당연하게 생각하게 만들려고 했다.
대한항공이니 백화점 모녀니 교수-대학원생이니 하는 갑질사건 많이 터지지 않았냐고?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들었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 거라고?
절대 아니다. 그것은 강자의 약자에 대한 탄압이 한계상황에 달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도저히 약자들이 견뎌내기 어려운 극한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우리나라의 트렌드 키워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웰빙에서 헬조선으로 바뀌었다.
정규직인 어른은 비정규직인 어른을 무시하고 깔보고 건물주를 부러워하고 미워한다.
은수저인 아이는 흙수저,지잡대인 아이를 무시하고 깔보고
금수저,sky인 아이를 부러워하고 미워한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보는 네이버 웹툰에는 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진과 왕따를 다룬 작품이 한가득이다.
아예 제목이 금수저인 웹툰도 있다.
외모나 싸움실력, 부모의 부로 서열이 메겨지는건 당연한 일이다.
못난 아이가 더 못난 아이를 차별한다. 잘난 아이는 더 잘난 아이를 차별한다.
자신감 없는 사람이 눈을 내리깔면 보이는건 자기보다 밑에 있는 사람,
자기보다 못난 사람, 자기보다 힘이 약한 사람이다. 분노와 차별이 끝없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이 고리를 어떤 식으로든 끊을 필요가 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힘든건 알바생 월급이 높은 탓도 있지만 임대료가 비싸고,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가져가는 인테리어비 재료비 가맹비가 비싼 탓이 더 크다.
최저임금이 1060원 올랐다. 하루에 8시간 일한다고 치면 8480원이고
한달에 25일을 일한다 치면 212000원이,
1년으로 치면 2544000원이 오른거다. 큰 돈이다.
큰 돈인데. 막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까지 오르는 임대료나
인테리어니 뭐니해서 뜯어가는 가맹비에 비하면 푼돈이다.
하지만 건물 임대료나 본사 납입금에 저항하고 공론화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가 눈을 깔고 아래를 보는데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위쪽과 싸우는 것이 고단하고 힘든 싸움이기 때문이다.

삼성으로 대표되는 대기업들은 하청을 상대로 늘 단가조정을 한다.
이익이 많이 남는다 싶으면 단가 후려치기에 들어간다.
하청업체 중에는 영업이익률이 어느 정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조절하는 곳도 많다고 들었다.
이런 구조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먹이피라미드의 정점에 올라가지 않으면
던져주는 먹이에 만족하면서 살아야 한다.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도 딱 먹고 살 만큼만 돈이 남도록 비용구조를 설계한다고 한다.
그래서 점주의 인건비 정도만 남는 곳이 많다고 들었다.
가맹점을 탈퇴하거나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으면
근처에다가 다른 지점을 내는 조폭같은 일도 서슴치 않는다.
이번 임금인상은 우리나라 사회에 만연한 갑질구조를 끊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임금인상을 하면서 3조 가량을
인건비 때문에 힘들어 질 영세사업주를 지원하는데 쓴다고 한다.
이 돈으로 언제까지 버틸거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이 돈은 그런 용도가 아니다. 임금 인상으로 어려워진 사업주를
단기적으로 지원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서 불공정한 관행들
특히 단가후려치기 같은 걸 바로 잡아 영세사업주들이 먹고 살만하게 해주는 동시에,
임대료 상승 등을 억제하고, 계약갱신요구권 연장을 통해 안정적인 영업을 가능하게 한다.
이 조치들은 우선 임노동자들의 수입을 늘려 내수를 진작시키고,
그들에게 정치가 바뀌면 내 생활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려줄 수 있고,
내 한표가 이렇게 힘이 있다. 내가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 자신감을 올리게 될 것이다.
자영업자들에게는 피라미드에서 자기보다 아래에 있는 알바생들이 문제가 아니라
건물주나 가맹본사가 훨씬 더 큰 문제였으며,
그것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임대료나 가맹비가 오르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상수가 아니라
바꿀 수 있는 변수임을 알려줌으로써 그들의 시선을 아래에서 위쪽으로 향하도록 만들 수 있다.
단가 후려치기에 눈물 흘리는 영세기업장에도 마찬가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연쇄반응처럼 일어나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시선이 아래에서 위로 향할 수 있다.
강자에게 눈깔고 약자에겐 눈을 부라리는건 짐승도 할 수 있다.
우리는 짐승이 아니다. 약자가 강자에게 뺨맞고 더 약자를 쪼인트 까던 적폐구태악습을 끊고,
약자라 할지라도 강자에게 요구할건 요구할 수 있는 사회로 가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자본과 권력은 노동자들의 자신감을 억누르고 수치심을 기르려 애써왔다.
"어차피 우리들은 안돼"라는 사상을 심으려 노력했다. 노동자를 무시하고,
노조를 탄압하고, 소송으로 겁박하다 죽음에 이르도록 만들었다.
자신감은 운동선수만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자신감이 없는 노동자가 생산성이 높을리가 없다.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은 촛불혁명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또 한번의 계기가 될 것이며
정치가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한지, 왜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상징적이고 실제적인 조치가 될 것이다.
이것이 이번 최저임금 인상의 진정한 의미다.
한줄요약 : 긴글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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